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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 정신장애는 무엇인가? 인지이론, 생물의학적이론

by Lovexoxo 2024.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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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원인론

심리학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원인을 밝혀 효과적인 치료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현대 심리학에는 정신장애의 원인을 설명하는 두 가지 입장, 즉 심리적 원인론과 신체적 원인론이 존재한다. 이상행동의 원인을 심리적 측면에서 찾으려는 심리적 원인론에는 정신분석 이론, 행동주의 이론, 인지 이론 등이 있다. 반면에 정신장애의 원인을 신체적 측면에서 찾으려는 신체적 원인론에는 유전적 요인, 뇌의 구조적 결함, 뇌의 생화학적 이상 등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생물의학적 이론이 있다.

인지이론

이상행동에 대한 인지 이론은 정신분석 이론과 행동주의 이론에 대한 불만족 때문에 제기되었다. 심리학계에서는 1950년대 후반부터 인간의 내부적 인지적 활동을 측정하는 다양한 연구 방법이 개발되어 자극과 반응 간을 매개하는 인지 구조와 과정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소위 인지 혁명(cognitive revolution)이 일어났다. 많은 임상가는 정신 장애로 고통받는 사람이 여러 가지 인지적 왜곡과 결손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인지적 요인이 정신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임을 경험적으로 확인함에 따라 이상행동의 인지적 요인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이상행동에 대한 인지 이론을 제시한 대표적 인물은 엘리스와 벡이다. 엘리스는 정신분석 치료의 소극적 접근 방식과 지나치게 긴 치료 기간에 불만을 갖게 되어, 보다 적극적인 치료 기법으로 신념의 변화를 강조하는 합리적 정서치료를 제안 하였다. 벡은 우울증에 대한 정신분석 이론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려고 노력하다가 그 한계를 절감하고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인지치료를 개발하게 되었다. 1970년에 들어서 많은 연구자와 임상가가 이러한 인지적 입장에 근거하여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다양한 치료 이론과 기법을 개발함으로써 인지적 입장은 이상심리학의 주요한 이론적 입장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이러한 입장을 지닌 사람들은 일부 학습 이론 및 행동치료 기법을 흡수하여 통합함으로써 이론적 설명력과 치료 효과를 증대시키려는 노력을 해 왔기 때문에, 흔히 인지행동 이론이라 부르기도 한다.

인지 이론은 인간을 자신과 세상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는 능동적인 존재로 보며 인간이 고통받는 주된 이유는 객관적 환경 자체 보다는 그에 부여한 의미 때문이라는 가정에 근거하고 있다. 이상행동과 정신장애는 자신과 세상에 대해서 부정적이고 왜곡된 의미를 부여하는 부적응적 인지 활동에 기인한다. 부적응적 인지는 크게 인지적 구조, 인지적 산물, 인지적 과정의 세 측면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인지적 구조는 개인이 자신과 세계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저장하는 기억 체계를 의미한다. 정신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특정한 주제에 편향된 인지 내용으로 구성된 인지 구조 또는 도식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불안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위험’에 예민한 인지 도식을 지니고 있어 주변 환경 속에 내재하는 위험 가능성을 과도하게 평가하는 반면, 우울한 사람들의 인지 도식은 ‘상실’이나 ‘실패’라는 주제에 편향되어 자신의 경험을 비관적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인지적 산물은 외부 자극에 대한 정보 처리의 결과로 생성된 사고 내용을 의미한다. 심리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외부적 현실의 의미를 왜곡하여 부정적이고 비현실적인 사고 내용을 지니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면, 우울한 사람들은 자신의 사소한 실수를 부정적으로 과장하거나 왜곡함으로써 자신에 대한 부정적 사고와 심상을 지니게 된다.

인지적 과정은 인지적 구조가 인지적 산물을 생성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인지적 과정은 입력 정보가 지각되어 의미 부여가 이루어지고 추론되어 의미 확대가 이루어지는 정보 변환 과정을 의미한다. 심리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외부 자극을 해석하는 인지적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오류를 범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예를 들면, 우울증을 지닌 사람들이 긍정적 정보는 무시하고 부정적 정보는 과장하여 상황 해석을 하는 정보 선택의 오류, 한두 번의 실패 경험에 근거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과잉 일반화의 오류, 친구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에 의해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모두 적이라고 판단하는 흑백논리의 오류 등을 범한다. 이러한 인지적 오류에 의해서 외부 자극의 의미가 현저하게 과장되거나 왜곡됨으로써 현실 적응에 어려움을 초래한다.

이상행동에 대한 인지 이론은 현재 심리학자에 의해서 가장 각광받고 있는 이론적 입장이다. 정신분석적 입장이 지니고 있는 연구 방법의 과학성 결여라는 한계와 행동주의적 입장에서 문제시 되고 있는 설명력 부족의 한계를 인지적 입장은 잘 극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지적 입장은 경험적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다양한 심리장애의 발생 기제를 설명하는 구체적인 이론을 제시한다. 또한 이러한 이론적 토대 위에서 특정한 정신장애를 유발하고 지속시키는 인지적 요인을 변화시키는 다양하고 구체적인 치료 기법을 개발하여 적용하고 있다.

 

 생물의학적 이론

생물의학적 입장은 신체적 원인론의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모든 정신장애는 신체 질환과 마찬가지로 신체적 원인에 의해서 생겨나는 일종의 질병이며, 이러한 빌병은 생물의학적 방법에 의해서 치료되어야 한다고 가정한다. 생물의학적 입장은 정신장애를 유발하는 주요한 생물학적 요인으로 유전, 뇌의 구조적 결함, 신경전달물질이나 내분비 계통의 신경화학적 이상 등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하고 있다.

정신장애 환자의 가족 중에는 유사한 정신장애를 지닌 사람들이 많다는 가계 연구 결과가 누적되면서, 유전적 요인이 정신장애의 유발에 관여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입장에서는 유전적 이상이 뇌의 구조적 결함이나 신경화학적 이상을 초래하여 정신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고 본다. 예를 들면, 지적 장애의 한 유형인 다운증후군은 21번 염색체 쌍의 이상에 의해 유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심리적 기능은 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이상행동은 뇌의 구조적 이상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다. 생물의학적 입장에서는 정신장애를 지닌 환자들이 뇌의 어떤 구조나 기능에 손상을 나타내고 있는지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보인다. 근래에는 전산화된 단층촬영술(CT), 자기공명영상술(MRI), 양성자 방출 단층촬영술(PET) 등과 같은 다양한 뇌 영상술을 통해 정신장애 환자가 나타내는 뇌의 구조적·기능적 특성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예를 들면, 만성 정신분열증 환자는 뇌실이 정상인보다 두 배나 큰 반면, 전두엽피질, 해마, 편도핵 등은 위축되어 있다는 연구 결과에 근거하여 정신분열증이 특정한 뇌 부위의 구조적 이상과 관련되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생물의학적 입장에서는 정신장애가 뇌의 생화학적 이상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의 뇌는 약 1,000억 개의 신경 세포로 구성된 정보 전달 체계다. 신경 세포들은 신경전달물질에 의해서 정보가 전달되는데, 인간의 뇌에는 약 40여 종의 신경전달물질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장애와 관련하여 주목받고 있는 주요한 신경전달물질은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이다. 이러한 물질의 과다나 결핍 상태가 정신장애와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생물의학적 입장이다. 예를 들면, 조현병은 도파민의 과잉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조현병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대부분의 약물은 도파민 수준을 감소시키는 기능을 한다. 생물의학적 입장은 신경전달물질에 영향을 미치는 약물을 통해서 정신장애를 치료하고자 한다.

 

이 밖에도 정신장애를 유발하는 데 기여하는 사회문화적 요인을 중시하는 이론적 입장도 있다. 사회문화적 입장은 개인이 성장하고 생활하는 환경의 사회문화적 요인이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유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사회문화적 입장에서는 이상행동과 정신장애의 발생과 관련되는 여러 가지 사회문화적 요인(예: 문화권, 종족, 사회경제적 계층, 거주 지역, 사회문화적 변화, 성차별, 경제적 빈곤, 정신장애에 대한 사회적 낙인 등)에 관심을 두고 연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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