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행동
당신은 매일 7~8시간 자고, 금연을 하고, 아침 식사를 꼬박꼬박 챙겨 먹으며, 운동을 주기적으로 하는가? 이런 건강한 습관을 더 잘 실천하는 사람들일수록 신체 질환도 적고, 기분도 더 좋으며,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Breslow & Enstrom, 1980).
건강 행동이란 건강을 유지하거나 증진하기 위한 행동으로, 운동과 섭식과 같은 행동을 포함한다. 건강 행동을 얼마나 잘 실천하는가에 따라 신체 및 정신 건강에 영향을 주며, 평균 수명에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대부분의 건강 행동은 어린 나이에 습관이 형성되며, 성인 될 때쯤이면 자동적으로 행하게 되어 수정이 어려울 수 있다. 또한 몸에 좋은 줄 알면서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천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데, 그 이유를 심리적인 요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다음은 건강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심리적 요인과 특별히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건강 행동들이다.
신체 활동
신체 활동(physical activity)은 가벼운 걷기부터 격렬한 운동까지 모두 포함한다. 현재 65세이하의 성인에게는 30분의 중강도 운동을 주 5일, 혹은 20분의 고강도 운동을 주 3일에 더해 주 2일 근력 운동도 권장하고 있다. 신체 활동은 체중 조절뿐만 아니라, 근력 강화, 심폐 기능 증진, 유연성 증가와 같은 신체적 이점이 있다. 특히 심혈관 질환에 대한 보호 요인이 될 뿐만 아니라, 활동이 적은 생활 방식은 심혈과 질환을 유발하는 데 있어 당뇨병, 높은 콜레스테롤, 흡연과 고혈압고 비슷한 정도로 위험성을 높인다.
정기적인 신체 활동을 하는 것은 신체적인 이점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은 스트레스, 우울과 불안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도 향상하며, 더 깊은 수면을 취하게 도와준다. 한 연구에서는 우울한 여대생들을 대상으로 고강도 운동 집단, 이완 집단 그리고 무처치 통제 집단으로 무선 할당을 했다. 연구 결과, 10주가 지난 다음에 고강도 운동 집단에 있는 우울할 여대생들만이 다른 두 집단에 비해 우울 증상이 유의미하게 감소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와 같은 지속적인 신체활동은 신체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흡연
건강 행동에는 신체 활동과 같이 건강을 증진시키는 행동이 있는가 하며, 흡연과 같이 건강을 저해하는 건강 행동도 있다. 2017년 기준으로 대한민국에서 남성의 51.1%가, 그리고 여성은 4.3%가 흡연을 한다고 보고되었다. (WHO, 2017). 흡연은 심혈관 질환, 암 그리고 만성 폐쇄성 폐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이다. 흡연이 위험한 이유는 담배 안에 최소 60여 가지의 발암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습연으로 인해 몸에 해로운 성분은 혈관의 내부에 플라크(plaque)를 더 많이 축적하게 해서 심혈관 질환을 가속화 시킨다. 또한 염증을 증가시키며, 몸에 해로운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시키고, 심장에 필요한 산소의 양을 감소시킨다.
흡연이 건강을 해치는 것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금연에 성공하지 못하는데, 그 이유 중 일부는 심리적인 요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담배를 피게되는 이유 중 하나는 정서 조절에 있는 경우가 많다. 즉 부정적인 감정을 경험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일수록 흡연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건강심리학자들은 흡연을 하기 전의 기분 상태와 생각을 분석하여, 흡연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처 전략에 대한 상담을 통해 금연을 하는데 성공할 확률를 높일 수 있다. 이 외에도 집단 상담, 사회적지지 증진, 이완 요법, 스트레스 관리 및 재발 방지와 같은 다양한 심리적 개입들이 금연을 하는데 도움이 된다.
수면
우리는 살면서 1/3을 자면서 보내지만, 수면의 중요성은 간과되는 경우가 많다. 수면 연구의 개척자로 꼽히는 렉트샤펜(Allan Rechtschaffen, 1927~현존)은 “수면은 절대적으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기능이 없다면, 진화론이 만든 가장 중대한 실수일 것이다.”라는 명언을 남길 정도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우리가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 권장된 7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이 38%로 추정되고 있으며, 수면장애의 가장 대표적인 불면증의 유병률은 10~30%로 보고되고 있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전반적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밝혀지고 있다. 기억력 저하와 같은 인지 기능의 문제를 포함하여 우울증과 같은 정신장애를 유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면역 기능 저하, 심장 질환, 대사 질환, 치매 그리고 사망에 이르기까지 많은 신체 질환의 위험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수면 문제에 더 취약하게 되는가? 주요 생활 사건을 경험하거나 스트레스가 높은 사람들 그리고 스트레스에 대처를 잘하지 못할수록 잠을 잘 못 잔다. 최근에는 수면 반응성(sleep reactivity)이라고 밝혀진 성향에 대한 많은 연구가 되고 있다. 수면 반응성이란, 다양한 스트레스 사건으로 인해 수면장애, 그중 특히 불면증에 취약한 성향이다. 수면 반응성이 높은 사람들은 낮은 사람들에 비해 스트레스 사건을 똑같이 경험하게 되더라도 수면 체계가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한다. (Drake et al, 2011)
스트레스와 만성질환
스트레스를 받으면 만성 질환이 생길 수 있지만, 반대로 만성 질환 진단을 받는 것이 스트레스를 받게 할 수도 있다. 만성 질환이란 심장 질환, 암, 당뇨와 같이 완치는 되지 않지만 사망할 때까지 관리를 해야 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결핵, 폐렴 혹은 전염병과 같이 완치가 가능한 급성 질환과는 구분이 된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평균 수명도 증가하고, 주요 사망 원인도 급성 질환보다는 만성 질환이 많아 졌다. 심장 질환, 암 혹은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이 진단되면, 그 순간부터는 삶의 변화가 생긴다. 약을 복용해야 하며, 치료를 받고 생활 습관을 변화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당뇨병 진단이 되면 지속적으로 혈당을 확인해야 하고, 혈당을 높일 수 있는 음식을 주의해야 하며, 운동을 해야 한다. 이런 만성 질환의 진단과 함께 동반되는 생활 변화는 환자로 하여금 스트레스를 받게 할 수 있다. 또한 만성 질환 중에서도 암 진단을 받는 순간에 죽음에 대한 생각이 들면서 환자는 “나는 이제 사형 선고를 받았어.”와 같은 파국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만성 질환은 만성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통증으로 인해 기존의 일상 생활로 돌아가기 어렵게 될 수도 있다. 이처럼 만성 질환의 관리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으며, 대부분의 만성 질환은 일반 인구에 비해 높은 수준의 우울증 혹은 불안장애와 같은 정서적 문제를 동반한다.
그렇기 때문에 건강심리학자들은 병원 장면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에게 의학적 치료뿐만 아니라 심리적 개입을 제공하여 만성 질환의 더 좋은 예후를 위해 관리와 도움을 제공한다.
스트레스를 극복하려면?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사람마다 행동하는 방식은 개인차가 있다. 개인이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관리하고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들을 대처 양식(Coping style)이라고 한다. 대처 양식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분류될 수 있지만, 라자러스와 포크만(1980)이 제시한 문제 중심 대처(problem-focused coping), 정서 중심 대처(emotion-focused coping), 그리고 평가 중심 대처(appraisal-focused coping)로 분류를 하는 것이 가장 많이 연구되었다.
문제 중심 대처는 스트레스 상황에 놓였을 때 스트레스의 원의 직접적이고 건설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시도이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문제가 생겼다면, 문제에 직면하거나 다른 동료에게 도움을 구해 업무 관련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 반면, 정서 중심 대처는 스트레스 상황으로 인해 생긴 부정적 정서를 조절하려 하는 행동이다. 예를 들면, 사랑하는 가족 구성원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여 느끼는 슬픈 감정들을 조절하기 위해 친구와 이야기하거나 울거나 술을 마시는 행동은 모두 정서 중심 대처에 해당된다. 마지막으로, 평가 중심 대처는 상황에 대한 평가를 다른 방법으로 해서 대처를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암이라는 불치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암과 투병을 하면서 괴로울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삶의 중요한 가치에 대해 재조명할 수 있는 기회라고 암 진단을 재평가한다면, 스트레스를 더 적게 받을 것이다.
여러 가지 대처 양식을 비교했을 때, 특정 대처 양식이 더 우월하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모든 사람들은 문제 중심 대처, 정서 중심 대처와 평가 중심 대처를 사용하며, 세 가지 양식 모두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요구하는 대처 양식을 잘 파악해서 사용해야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는 것이다. 즉, 스트레스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적은데 문제 중심 대처를 사용하거나, 스트레스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해결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서 중심 대처만 사용하는 것은 효율적인 대처 방법이 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연구에서는 상황의 요구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하는 사람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적게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
'카테고리 없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격의 형성, 성격이론 : 프로이트의 정신역동 이론 (0) | 2024.03.21 |
---|---|
성격의 정의, 성격의 결정요인. 내 성격은 왜 이럴까? (0) | 2024.03.21 |
스트레스에 영향을 미치는 심리적, 사회적 요인 (0) | 2024.03.16 |
스트레스 반응에 대한 주요 이론 (0) | 2024.03.09 |
스트레스의 정도와 측정 방법 알아보기 (0) | 2024.03.09 |